윤동주의 시 *'십자가'*는 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시 중 하나로, 고난 속에서도 신념을 지키려는 의지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윤동주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정의와 순결함을 추구한 민족 시인으로 평가받습니다.
'십자가'는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 자신이 짊어져야 할 운명과 희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십자가'의 내용과 상징, 운율을 분석하며, 윤동주의 문학적 가치를 살펴보겠습니다.
1. '십자가'의 내용과 배경
1) 윤동주와 그의 문학 세계
윤동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저항 시인이자 서정 시인입니다. 그는 일제강점기의 억압 속에서 민족의 아픔을 노래하며, 정직하고 순수한 정신을 시에 담았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서시', '별 헤는 밤', '자화상', '십자가' 등이 있으며, 특히 '십자가'는 고통과 희생의 이미지를 통해 윤동주의 내면적 갈등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2) '십자가'의 원문과 분석
먼저, '십자가'의 시 원문을 살펴보겠습니다.
십자가 –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붉은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이 시는 윤동주가 처한 시대적 고난과 개인적 희생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1연: "쫓아오던 햇빛"은 희망과 진리를 상징하지만, 결국 십자가 위에 멈춘다는 것은 고난과 희생을 의미합니다.
2연: 첨탑이 너무 높아 올라갈 수 없다는 표현은 신념을 지키기 어려운 현실과 절망감을 나타냅니다.
3연: 종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침묵 속에서 화자는 갈등과 고독 속에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4~5연: 그러나 결국 화자는 십자가를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희생을 감내하려는 결의를 보여줍니다.
이처럼 '십자가'는 개인의 고난과 신념을 종교적 상징과 연결하여 표현한 작품입니다.
2. '십자가' 속 상징과 의미
이 시에서 등장하는 주요 상징 요소들을 분석해보겠습니다.
1) 십자가: 고난과 희생의 상징
십자가는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나 이 시에서 십자가는 단순한 종교적 의미를 넘어, 윤동주가 감당해야 할 시대적 고난과 개인적 운명을 의미합니다.
2) 첨탑과 교회당: 도달하기 어려운 이상향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라는 구절에서 윤동주는 이상을 좇지만, 쉽게 도달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를 깨닫고 있습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속에서 민족을 위한 올바른 길을 걷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윤동주의 내면적 갈등을 표현한 것입니다.
3)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맞았지만, 결국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희생한 위대한 존재로 남았습니다.
윤동주는 이러한 예수의 모습에서 자신의 운명을 떠올리고 있으며, 자신 역시 희생을 통해 민족과 시대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4) 붉은 피: 희생과 결연한 의지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붉은 피를"이라는 표현은 고통 속에서도 아름답게 희생을 감내하려는 태도를 나타냅니다.
이는 윤동주가 일제강점기 속에서 자신의 문학을 통해 저항하고, 민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려 했음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십자가'는 윤동주의 신념과 희생 정신을 담은 작품으로, 시대적 고난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3. '십자가'의 운율과 문학적 가치
1) 자유로운 운율과 단순한 언어
윤동주의 시는 대체로 운율이 자유롭고, 쉬운 언어로 구성되어 있어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쫓아오던 햇빛인데 / 지금 교회당 꼭대기 /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짧고 단순한 문장 구조이지만, 시각적 이미지를 강조하여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2) 대비되는 감정 표현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
괴로움과 행복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함께 사용하여 화자의 내적 갈등과 궁극적인 깨달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3) 한국 저항 문학으로서의 가치
윤동주는 무력적인 저항보다는 내면의 성찰과 희생을 통한 저항 정신을 강조한 시인입니다.
'십자가'는 직접적인 저항 문학은 아니지만,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태도를 문학
적으로 승화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결과적으로 '십자가'는 윤동주의 신념과 고난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결론: '십자가'가 주는 감동
윤동주의 '십자가'는 단순한 종교적 시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희생을 다짐하는 결연한 태도를 담은 작품입니다.
특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어려운 현실 속에서 신념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윤동주의 시를 읽으며, 우리가 어떤 가치를 지키며 살아야 할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윤동주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의 작품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