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시 *'자화상'*은 자신을 돌아보며 내면을 성찰하는 작품으로, 윤동주의 대표적인 시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시는 단순한 자화상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절망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시인이 느낀 시대적 무력감과 인간 존재에 대한 고민이 짙게 드러납니다. 본 글에서는 '자화상'의 내용과 상징, 운율을 분석하며 윤동주의 문학적 의미를 조명해보겠습니다.
1. '자화상'의 내용과 배경
1) 윤동주와 그의 문학 세계
윤동주는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 중 한 명으로, 일제강점기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민족의 아픔을 노래한 저항 시인입니다. 그의 시 세계는 단순한 독립운동적 저항을 넘어서, 자기 반성과 내면 탐구를 통한 조용한 저항을 보여줍니다.
그의 대표작인 '서시', '별 헤는 밤', '십자가', '자화상' 등은 모두 자신을 성찰하고 시대를 고민하는 깊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 '자화상' 원문과 분석
먼저, '자화상'의 원문을 살펴보겠습니다.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그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이 시는 윤동주가 자신의 내면을 우물 속 자신의 모습에 투영하여 성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1연: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화자는 고독한 공간을 찾아가며, 이는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려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2~3연: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 가을이 있습니다."
우물 속 풍경은 고요하면서도 쓸쓸한 감정을 상징하며, 이는 화자의 감정 상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4~5연: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여기서 '사나이'는 자신을 투영한 존재로, 자기 자신을 직면하는 순간 자신에 대한 불만과 실망감을 느끼게 됩니다.
6~9연: "돌아가다 생각하니 /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 도로 가 들여다보니 / 그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미워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연민과 동정심이 생깁니다.
10~12연: "다시 돌아갑니다. / 돌아가다 생각하니 /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화자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칩니다.
13~14연: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 가을이 있고 /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결국, 화자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신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처럼 '자화상'은 자기 내면을 탐구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자화상' 속 상징과 의미
이 시에서 등장하는 주요 상징 요소들을 분석해보겠습니다.
1) '우물': 내면을 비추는 거울
우물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윤동주는 우물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고통과 외로움을 느낍니다.
2) '사나이': 화자 자신
우물 속의 사나이는 화자 자신을 투영한 존재로,
처음에는 미워하고,
이후에는 가엾어하며,
마지막에는 그리워하게 됩니다.
이는 자아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 변화를 보여줍니다.
3) '달, 구름, 하늘, 바람, 가을':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변화
이 자연적 요소들은 모두 변화하는 감정과 시간의 흐름을 상징합니다.
특히, 가을은 쓸쓸함과 고독한 분위기를 더 강조합니다.
이처럼 '자화상'은 자아 성찰과 감정 변화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3. '자화상'의 운율과 문학적 가치
1) 반복적 구조와 운율감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라는 구절이 반복되면서 시의 리듬을 형성합니다.
이는 독자가 화자의 감정을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2) 감정의 점진적 변화
처음에는 미워했다가 → 가엾어하고 → 그리워하는 흐름을 따라가며, 독자들도 자연스럽게 감정을 공유하게 됩니다.
3) 한국 현대시에서의 의미
'자화상'은 한국 현대시에서 자기 성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윤동주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작품이며, 내면을 탐구하는 문학적 깊이가 돋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자화상'은 단순한 자기반성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입니다.
결론: '자화상'이 주는 감동
윤동주의 '자화상'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때로는 힘들고 고통스러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입니다.
그러나 끝내 우리는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공감을 줍니다.
윤동주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의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한국 문학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